
제이앤엠뉴스 | 음악·소설·영화·공연을 하나의 서사로 엮은 복합 예술 프로젝트
싱어송라이터 담준(DAMJUN)이 지난 12월 20일, 첫 정규 앨범 〈그 남자들의 상열지사 : Scandalous Love Song〉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음악, 소설, 영화, 라이브 공연을 하나의 서사로 확장한 ‘읽는 음악(Reading Music)’ 형식의 프로젝트로, K-POP에서는 전례 없는 방식의 시도를 담고 있다.
담준은 K-POP 최초의 성소수자 아이돌 그룹 라이오네시스(LIONESSES) 의 멤버이자 리더로 데뷔해, 음악을 통해 커밍아웃, 동성 결혼 등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직면한 현실을 꾸준히 다뤄온 아티스트다. 그룹 활동 이후 첫 솔로 정규작인 이번 앨범에서 그는 ‘대표성’의 위치를 내려놓고, 퀴어 개인으로서 퀴어 커뮤니티와 사랑, 욕망, 신앙, 규범을 바라보는 시선을 보다 사적이고 복합적인 서사로 풀어낸다.
〈그 남자들의 상열지사 : Scandalous Love Song〉은 9곡의 음악, 동명 소설, 영화, 라이브 공연으로 동시에 전개되며, 담준이 가수, 래퍼, 작사·작곡가, 프로듀서,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 연출 및 출연까지 전 과정을 직접 맡은 작품이다. 본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5 청년예술가 도약지원 사업 음악 분야’ 선정작으로 제작되었다.
앨범의 첫 트랙 〈Welcome to my Sodom〉은 퀴어 커뮤니티 내부의 욕망과 쾌락을 노골적인 언어로 긍정하는 듯 시작하지만, 이름 없이 소비되는 관계의 공허함을 드러내며 곡을 마무리한다. 타이틀곡 〈Play me like I’m your violin〉은 신앙의 언어를 연애의 언어로 전치해, 도덕과 규범 이전에 작동하는 사랑의 순간을 그린다. 앨범 전반에는 기독교적 어휘와 상징을 멜로디 안에 은유적으로 배치해, 직접적인 비판 대신 아름다운 서정 속의 전복이라는 방식을 택했다.

이번 앨범의 헤드 프로듀서로는 라이오네시스 데뷔부터 함께해온 프로듀서 잔틴(Zantin)이 참여했으며, 담준이 라이오네시스 합류 이전 몸담았던 레이블 ‘Quiddle Sound’의 대표였던 싱어송라이터 백스프의 곡 〈Thursday 3 a.m.〉을 리메이크해 수록했다. 담준은 이 곡을 통해 커밍아웃 이전의 삶 역시 현재의 자신을 구성한 시간으로 존중하고 포용한다.
앨범 제목 ‘그 남자들의 상열지사(相悅之詞, Scandalous Love Song)’는 고려 말·조선 초 신유학 체제 수립 과정에서 ‘고려가요는 음란한 성적 노래’라는 정치적 선동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에서 차용한 것으로, 특정 사랑과 욕망이 ‘스캔들’로 규정되는 구조를 현재의 시점에서 되묻는다.
담준 1집 ‘그 남자들의 상열지사’는 12월 20일 멜론, 스포티파이, 아마존뮤직, 유튜브뮤직 등 전 세계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동명의 소설 역시 2026년 1월에 발간될 예정이다.










